Luck or Effort?
지금은 능력이 최우선이라 여겨지는 바야흐로 능력주의의 시대다.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성과를 낸 경험이 있는 사람과 실패한 경험만 있는 사람 중 누구에게 투자하겠냐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이미 성공해 본 '능력 있는 사람'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이겨본 사람이 또 이긴다"는 믿음이 굳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실용주의'나 기업들이 전매특허처럼 외치는 '효율성'도 결국 같은 맥락이다.
전략과 효율을 극대화해 성과를 냅시다—듣기엔 참 달콤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늘 '자원의 전략적 배분'이라는 미명이 따라붙고, 이는 결국 이미 승자처럼 보이는 이들에게만 자원을 몰아주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정말 성공한 사람들은 그들의 능력이 남달리 뛰어났기 때문에 성공한 것일까?
우리는 흔히 결과를 먼저 보고 그 원인을 역산하곤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재능과 노력에 대한 치명적인 오류에 빠지곤 한다.
한 번쯤 꼭 읽어볼 만한 논문이 하나 있다. 바로 Pluchino, Biondo, Rapisarda 교수의 2018년 연구 〈재능 대 운: 성공과 실패에 작용하는 우연의 역할(Talent vs luck: The role of randomness in success and failure)〉이다.
이 논문은 인간의 재능이 정규분포(가우스 분포)를 따르는 데 반해, 왜 성공의 크기는 지배적 극소수가 부를 독식하는 파레토 법칙(Power Law)을 따르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연구진은 201 X 201 크기의 격자 공간 안에 정규분포를 따르는 재능을 지닌 1,000명의 개체를배치하고, 행운(초록 점, 50%)과 불운(빨간 점, 50%)을 무작위로 이동시켰다.
모든 개체는 초기 자본 10을 가지고 시작했다. 행운을 만나면 자본이 2배로 늘어나지만 여기에는 각자의 '재능에 비례하는 확률'이 적용된다. 반면, 불운을 만나면 재능과 상관없이 자본이 절반으로 깎인다. 연구진은 6개월을 1단위로 설정하여 총 40년(80회) 동안의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우리는 뛰어난 엘리트들에게 더 많은 기회와 부가 흘러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고 배운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재능은 평범한 정규분포였음에도, 40년이 지난 후 자본은 몇몇 극소수에게 극단적으로 쏠리는 파레토 분포로 편중되었다. 가장 크게 성공한 사람은 지극히 평범한 재능을 가졌음에도 초기 자본 10으로 시작해 2,560이라는 거부를 이뤘다.
반대로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사람은 40년 뒤 초기 자본에도 턱없이 못 미치는 0.625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이 사람은 뛰어난 지능과 좋은 집안을 타고났을지 몰라도, 끊임없이 이어진 불운과 실패의 굴레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이 실험을 100번 반복해도 결과는 변함없이 동일했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성공에는 '운'이 따른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더 운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행운도 불운도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실험을 통해 운을 우리 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힌트를 얻는다면 다음 세 가지일 것이다.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자신의 '재능 확률'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
운의 밀도가 높은 지대로 이동하는 것 : 재능이 통하는 시장, 계속 성장하는 시장, 더 많은 연결이 일어나는 시장으로 들어가는 것
더 많은 시도를 통해 세상과 부딪히는 횟수와 접점을 넓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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